보는 일, 자신을, 기억하는 힘 - 보자기
미술을 좋아해 여행을 다닐 때마다 해당 지역의 미술 전시회를 찾아다닌다. 그것이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알고 있는 작품도 있지만 알지 못하는 작품들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나 미술을 감상하는 일 자체가 큰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일부러 시간을 내어 즐긴다. 그림을 보면서 자아를 발견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때로는 그림을 그린 화가와 나 자신이 어우러져 한 지점에서 겹쳐지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그림을 감상할 때 나의 시선, 경험, 감정이 작가의 감정과 시선과 겹쳐지는 순간을, 깊은 감동이 밀려온다.
내 생각과 비슷한 감정을 담은 책을 만났다. 책 제목은 [미술-보자기]이다. 보자기라는 단어가 왜 들어있는지 궁금했는데,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알게 되었다. '보자기'라는 단어는 보는 일, 자신을, 기억하는 힘을 말한다. 미술을 감상하는 일은 자신을 기억하는 힘이라는 말에 매우 공감하였다. 그 말이 내 감정을 깊이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이 책의 저자가 표현하는 말에 공감하며 읽어나갔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시작된 개인의 발견, 나를 보는 일
[미술-보자기] 책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 미술까지 서양 미술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유명한 작품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러 작품들을 이야기한다. 그림을 보여주고 다양한 감상을 적어놓은 글이 담겨있다. 화법이나 미술사, 화가에 대한 이야기 등 이론적인 내용보다는 저자의 감상과 인간에 대한 고찰을 더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저자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따라가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인간 중심으로의 전환이 일어났다. 이는 개인의 발견을 의미한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고, 그림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며 표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는 인간의 자유로움과도 연결되며 개인주의의 역사적 사실과도 관련이 있다. 그림을 그리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원근법이 도입된 것이다. 나 자신이 중심이 되어 나의 시선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며 사물과 화폭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서양 미술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술 사조와 변화를 이끄는 새로운 시도가 되었다. 미술사에 대한 정보를 알고 보는 만큼 더 깊이 있는 사고가 가능하다. 이 책은 서양미술을 다양한 관점으로 감상할 수 있게 돕는다.
[미술- 보자기] 책은 다양한 그림 속에서 나에 대한 고찰을 찾아가는 재미를 담고 있다. 저자의 다양한 생각과 지식을 차분하게 따라가다 보면 그림을 더 깊이 감상할 수 있다. '나'에서 시작된 개인적인 사유는 죽음, 참회, 성찰, 고독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 표출로 이어진다. 이와 연관 있는 여러 그림들을 감상하면서 저자의 해석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은 매우 유익하다.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이 책을 통해 모르는 내용들을 이해하며 읽어나가면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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